2025년 남고부 최강 남성고, 그러나 만족은 없다..."이제 또 최선을 다할 시간입니다"
김희수 기자
volonta@thevolleyball.kr | 2025-12-17 14:12:27
[더발리볼 = 남성고(익산) 김희수 기자] 고교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의 춘계연맹전부터, 5월의 종별선수권대회와 8월의 대통령배. 그리고 고교 시즌의 끝을 장식하는 전국체전까지. 이 모든 대회의 챔피언은 남성고등학교였다. 남자 고교배구를 대표하는 명문 팀은 명실상부 2025년의 최강자였다. 그러나 굵직한 대회가 모두 끝난 연말에도 남성고 배구부는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도 그들의 해로 만들기 위함이다. 그들은 지금은 잠시 쉴 시간이 아닌, 또다시 최선을 다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화-목-금은 새벽
월-수는 야간 운동!
쉬지 않는 강팀
남성고등학교 배구부는 1963년 3월 창단한 전통의 팀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체전 5연패 기록과 전국대회 남고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배구 명가다. 대표 출신 선수로는 신진식, 이호, 김철수, 이동엽, 송희채, 오재성, 박성진, 이승원, 장지원 등이 있다. <더발리볼>이 남성고를 찾아간 11월 17일 오후에는 선수들의 정규 훈련이 한창이었다. 남성중학교 선수들을 초청해 합동 훈련이 진행 중이었고, 선수들은 강수영 감독과 김민제 코치의 지도 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연습 게임의 형태였지만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한 상세한 피드백들이 이어졌고 선수들은 이를 빠르게 흡수했다. 강 감독은 “보통 선수들은 수업이 끝나고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규 훈련을 소화한다. 그리고 화-목-금은 새벽, 월-수는 야간 운동으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한다”고 선수들의 대략적인 스케줄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운동부 선수들이 학업 병행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행히 남성고 선수들은 이로 인한 어려움이 크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강 감독은 “다행히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형식상으로 그냥 수업을 들어만 가는 것과, 들어가서 뭐 하나라도 배워오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 그런데 지금은 이 부분에 있어서 제대로 된 베이스가 깔려 있지 않다고 본다. 솔직히 지금은 전자의 방식으로 학업 병행을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학업 병행이 합리적이고 내실 있게 이뤄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탄탄한 제도적인 베이스가 필요하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둬도 일반 학생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실질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강 감독이 남성고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배구를 잘하는 건 두 번째”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강 감독은 “학교생활을 할 때도, 운동을 할 때도 무조건 예의를 갖추길 강조한다. 배구는 조금 못해도 괜찮다. 하지만 어딜 가서든 욕먹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도록, 인간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꼭 갖추도록 강조한다. 그 다음으로 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연습 태도다. 결국 실전의 결과는 연습으로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준비와 노력이라는 것이다. 이 생각만큼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내내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선수들의 예의 있고 성실한 태도를 강조했다.
강 감독과 김 코치의 코트 안팎 지도와 더불어 학교와 학부모들 역시 남성고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강 감독은 “학부모님들께는 따로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배구부를 믿고 너무 많은 관여를 해주지 않으시길 부탁드린다. 다행히 잘 협조해주고 계시고, 선수들 간식 정도를 챙겨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있다. 학교-익산시체육회-전북도체육회의 도움으로 팀 운영이 잘 되고 있다. 남성고 총동문회에서도 감사하게 도움을 주신다. 덕분에 아이들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어느 학교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만족할지 모르겠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이처럼 올바른 지도와 외부의 전폭적인 지지는 남성고 선수들을 훌륭한 선수로 육성했다. 당연히 주요 선수들을 향한 프로 팀의 얼리 드래프티 제안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대학 감독들과 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대학 감독들은 선수 선발을 위해 고교 쪽에 원하는 바가 있다. 그러나 고교 수준에서 그걸 충족시켜주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국 이건 선수 개인의 선택이다. 학교나 학부모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사실 고졸 이후 곧바로 프로 레벨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성공 사례가 물론 있지만, 실패 사례도 많다. 1~2년 안에 프로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면 프로 직행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학을 거치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든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후 강 감독은 솔직한 이야기를 조금 더 덧붙였다. 그는 “사실 이 이야기를 하면 중학교 때부터 함께 했던 (최)익제 생각이 나서 안타깝다. 익제는 (김)선호, (강)우석이와 남성고를 최강의 팀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익제는 지금 프로에 있지 않다. 너무 프로에 빨리 갔던 탓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세터 (최)유현이를 원하는 팀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유현이가 프로를 가면 세터로서의 성장 커리어를 제대로 밟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현이에게 최종 선택권을 줬는데, 유현이는 대학을 가겠다고 결정했다”고 두 세터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전국대회 4관왕!
막강했던 2025 남성고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이후 강 감독과 2025시즌을 돌아봤다. 2024시즌 남성고의 핵심이었던 윤경과 신준범이 떠났기에 또 한 번 새로운 준비가 필요한 시기였다. 강 감독은 “두 선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 비시즌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 김기백이라는 선수가 현일고에서 우리 학교로 넘어왔다. 현일고에서는 경기를 많이 못 뛰던 선수라서 서로 니즈가 맞아 우리 학교로 데려왔다. 경기를 뛰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전학까지 불사하는 선수의 열정을 높게 샀다. 다행히 학교에도 적응을 잘했고 윤경의 빈자리에서 활약해준 덕에 팀 성적에 기여했다. 미들블로커들은 기존 선수들이 분투해줬다. 주축 두 선수가 빠졌음에도 팀워크로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었고, 오히려 공격의 분배에 있어서는 더 나은 모습도 나왔다. 약점을 메우는 과정에서 나름의 장점이 생긴 셈”이라며 비시즌을 가장 먼저 돌아봤다.
강 감독은 전국체전 이전까지의 대회들도 복기했다. 그는 “춘계연맹전 우승 이후 종별선수권에서 순천제일고에 일격을 당했다. 다행히 우리가 천안고를 잘 잡으면서 득실을 따져 조 1위를 했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순천제일고에 복수할 수 있었다. 그때도 1세트는 34-36으로 졌지만 경기력을 잘 수습한 덕에 이겼다. 이 대회가 우리에게 큰 성장의 계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또 이후 익산보석배에서는 제천산업고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리가 충분히 이길 거라고 믿었지만 약간의 방심이 그런 결과를 만들었다. 다시는 방심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다음 대회들을 준비했고, 대통령배에서 천안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때 유현이가 연령별 대표팀에 다녀왔다가 한국에 막 들어온 상황이었는데, 경기 흐름이 너무 위태로워서 급하게 투입됐음에도 제몫을 해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해줬던 기억이 난다”고 이번 시즌 이야기를 쭉 늘어놨다.
그리고 치러진 전국체전, 남성고는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천안고에 패하며 아쉽게 놓쳤던 우승컵을 되찾아왔다. 강 감독은 “전국체전을 상당한 부담감 속에 준비했다. 일부러 다른 고교 팀들과는 연습 경기를 하지 않았고, 대신 화성시청과 3박 4일 일정으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이 부담가질 이유도 없었다. 어차피 다 프로 출신 잘하는 형들이니까 말이다. 특히 리시브를 중점적으로 점검해 보려는 마음을 가졌다. 화성시청 레벨의 서브를 버티면 고교 수준의 서브는 얼마든지 버틸 수 있겠다 싶었다. 대학과도 연습경기를 치렀다. 인하대가 도움을 줬다. 성실히 준비한 덕분에 이번 체전에서 순천제일고-속초고-성지고-현일고를 꺾고 우승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 못한 우승을 이번엔 했다.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고 우승 과정을 소개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강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 사실 선수들이 힘든 시즌 속에서 더 긴 휴식을 원했을 텐데 운동선수에게는 긴 휴식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걸 알기에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줘서 정말 고맙다. 다음 주 중으로 선수들이랑 바람을 쐬러 가기로 했다. 어디 가고 싶냐고 하니까 부산 가고 싶다더라(웃음). 2박 3일 정도 함께 부산 여행을 가려고 한다. 그 다음부터는 또 내년 준비다. 올해 성적에 만족해서 나태해질 수 없다. 또 최선을 다할 시간이다”며 선수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최강 팀의 감독다운 멘트였다.
팀을 떠나는 장신 세터와
새로운 중심이 될 멀티 플레이어의 이야기
Q. 안녕하세요! 두 선수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최유현 안녕하세요, 남성고 3학년 세터 최유현입니다!
박건호 안녕하세요, 남성고 2학년 아포짓 박건호입니다!
Q. 두 선수가 남성고 배구부에 왔던 첫 순간의 인상과 지금의 생각이 궁금해요.
최유현 저는 어렸을 때니까 형들이 좀 포스 있고 무섭게 느껴졌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같이 운동해 보니 다들 서로를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분위기의 팀이더라고요.
박건호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좀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형들이 다 착하고, 배구도 잘하는 형들이더라고요. 저한테도 다들 잘해줬어요!
Q. 이번 2025년은 남성고에게 성공적인 시즌이었습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최유현 팀워크가 잘 맞았어요. 예를 들어 다른 팀들이 아무리 공격을 때려도 그걸 잘 받아냈고, 상대 팀은 쉽게 점수가 안 나니까 우리를 어렵게 느끼면서 우리가 우위에 설 수 있었어요. 이게 팀워크로 만들어진 강점이었다고 생각해요.
박건호 지고 있어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 있었죠. 언제든 바로 재정비해서 상대를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이었어요. 이번 시즌 우리 팀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감독님께서 건호 선수한테 머리를 한 번 밀자고 했는데, 건호 선수가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고요. 설명을 해준다면요?
박건호 전국체전 나가기 전부터 감독님이 “시원하게 머리 한 번 빡빡 밀자!”고 하셨어요(웃음). 그러면 상대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고요(웃음). 거절했습니다(웃음). 이미 한 번 밀고 나서 기르는 과정이었거든요. 납득은 했습니다. 제가 봐도 제가 빡빡이면 위압감이…(웃음).
Q. 그러면서도 건호 선수가 좌우를 오가며 팀의 소방수로 활약했다고 고마움을 표하시기도 했어요.
박건호 사실 좌우를 오가는 게 어렵긴 했어요. 그래도 그게 제 몫이었으니까,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어요. 긴장하지 않고 자신 있게 하니까 잘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리시브에 큰 자신이 없어서 오른쪽이 편하긴 한데, 신체적인 한계가 있으니까 왼쪽에서 뛰는 비중을 올려가야 할 것 같아요.
Q. 유현 선수에게는 남성고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고, 다행히 멋진 성과를 거뒀어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최유현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기쁘긴 한데, 여기서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기도 해요. 이제 또 재정비해서 대학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Q. 얼리 드래프티 도전을 할 수도 있었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죠. 선택의 이유와 진학 예정인 대학이 궁금해요.
최유현 아직 세터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더 실전 경험을 쌓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프로에 가서 경기를 뛰기에는 제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대학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인하대로 진학하게 될 것 같아요. 인하대에 가면 남성고 출신 형들이 좀 있어서, 다른 학교보다 적응하기도 수월할 것 같아요. (윤)경이 형이랑도 고등학교 때 맞춰본 게 있으니까 만남이 기대됩니다. 최천식 감독님,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Q. 남성고의 라이벌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최유현 박건호 저희의 라이벌은 작년의 수성고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올해는 저희의 라이벌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Q. 롤 모델도 궁금해요.
최유현 롤 모델까진 아니지만 한선수-유광우 선수를 좋아해요. 한선수 선수는 폼이 예쁘고, 유광우 선수는 플레이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건호 저는 다카하시 란이 롤 모델입니다. 신체조건이 뛰어나진 않지만, 점프와 스윙이 좋잖아요. 이런 부분을 닮고 싶어요.
Q. 끝으로 배구선수로서의 꿈을 들려주세요!
최유현 우선 꼭 프로에 가고 싶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성인 대표팀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박건호 저는 프로에 가서, 코트에 발 한 번이라도 담가보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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