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발리볼 = 판타지오빌딩(서울 삼성동) 이석희 기자] <더발리볼>이 배구를 애정하는 다른 분야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야심차게 준비한 코너다. 2026년 두 번째 주인공은 MBN 예능프로그램 <스파이크 워>에서 활약한 아이돌 그룹 루네이트의 멤버 카엘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성고 유니폼을 입고 배구 선수로 뛰었던 카엘은 지금은 가수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아쉽게 배구 선수의 꿈은 접었지만 배구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스파이크 워>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고2 때 시작한 배구
“하이큐 보고 빠졌어요”
Q. 배구 잡지 인터뷰는 생소할 것 같아요.
고등학교, 대학교 때 배구 잡지를 항상 봤어요. <더발리볼>은 아니었지만요(웃음). 그때 잡지에 나오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아이돌이 돼서 하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 굉장히 영광스러워요. 고등학교 때 보던 잡지에 제 이야기가 실린다는 게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MBN 예능프로그램 <스파이크 워>를 보고 알게 된 팬 분들이 많아요. 언제 배구를 시작했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동호회를 다녔어요. 그때는 제가 배구를 너무 좋아해서 전국적으로 동호회를 찾아다녔거든요. 그러다가 거기서 스카우트를 당한(?) 거죠. 한 1년 정도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쯤 본격적으로 선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배구에 빠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 학창 시절 때 애니메이션 붐이 일어났어요. 배구 애니메이션인 ‘하이큐’를 보게 되면서 배구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때 임성진 선수님이 활약하던 시기여서 더 빠지게 됐죠.
Q. 그렇게 좋아하던 배구였는데, 아쉽게 배구를 그만둔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다른 선수들보다는 배구를 엄청 늦게 시작한 거예요. 당연히 기본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죠. 키도 작은 데다 점프력 하나 믿고 한 건데 무릎이 버티지 못했어요. 십자인대 부상을 입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수술을 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예전만큼의 점프를 뛰지 못하게 되면서 아쉽게 배구의 꿈을 접게 됐어요.
다시 코트에 선 그 순간
“도파민 터졌죠. 정말 행복했어요”
Q. <스파이크 워>에 출연하며 다시 코트에 섰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배구를 너무 사랑하고,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던 시절이 다시 생각났어요. 그 시절 심장 떨리던 게 그대로 느껴지더라고요. 코트에서 공을 다시 만지니까 설레고 도파민이 막 뿜어져 나왔어요. 저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Q. <스파이크 워> 촬영하면서 배구했을 때의 감정을 계속해서 느꼈을 것 같아요.
오히려 배구 선수 때는 몰랐던 감정들을 많이 느꼈어요. 선수 때는 제가 팀의 주축이 아니었거든요. <스파이크 워>에서는 제가 주축이고, 풀세트로 뛰다 보니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고요. 코트 안에서의 설렘,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설렘과 행복함이 가장 컸어요.
Q. 점프력 테스트에서 3m 25cm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어요. 평소에도 점프력 유지를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
초등학교 때 탄력이 좋은 학생이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운동을 하셔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볼 수 있죠. 아버지는 모든 운동을 섭렵하셨다고 들었어요. 스피드 스케이팅도 하셨다고 했고, 어머니는 육상 선수로 뛰셨다고 해요. 할아버지께서도 기계 체조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Q. 신진식 감독님은 어떤 분인가요. 직접 지도를 받아본 소감은 어떤가요?
우리나라 배구 레전드시죠. 그러다 보니 뵙기 전까지는 조금 무서웠어요. 강렬하게 생기셨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 뵈니 사랑도 많으시고 애교도 많으세요. 진짜 따뜻한 분이세요. 제가 처음 배구를 시작할 때 신진식 감독님과 폼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신진식 감독님께 1 대 1로 가르침을 받다 보니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Q. 등번호가 12번인데, 그 번호를 단 이유가 있나요?
임성진 선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12번을 달았다고 해서 저도 따라 달게 됐습니다. 지금은 9번을 달고 계신데 물어보니 다른 선배가 12번을 달고 있어서 9번을 선택했다고 하시더라고요.
Q. 스켈레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과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는데, 촬영하면서 어땠어요?
와! 천재성이 최고예요. 선수 명단을 봤을 때 배구 선수 출신이 저랑 시은미 누나랑 이유안 누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남자 선수 중에선 배구 선수 출신이 없으니 라이벌이 없겠다 했죠. 사실 윤성빈 선배님이 딱 걸렸는데 경기를 해 보니깐 장난 아니더라고요. 김요한 팀과 첫 경기에서 붕 떠서 때리는데 정말 멍했습니다. 공중에서 블로킹을 보고 때리더라고요. 말이 안 된다고 느꼈고, 좀 무서웠습니다(웃음).
롤모델 임성진
“제 꿈이자 영원한 우상”
“KB손해보험서 시구하고 싶어요!”
Q. 배구 선수 시절 롤모델은 누구였어요?
임성진 선수님이죠. 제 꿈이자 영원한 우상입니다. 성진 선수님 아니었으면 배구를 시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자리에 있게 만들어주신 분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Q. 임성진 선수 보러 배구장 한 번 가야겠는데요.
네. 정말 가고 싶어요. 사실 한국전력에서 시구를 한 번 한 적이 있긴 한데, KB손해보험에서도 시구를 해보고 싶네요. KB손해보험에 친한 형인 손준영 선수가 있거든요. 명지대 같이 나왔어요. 제 친형 같아요. 제 부모님을 저보다 잘 챙겨준 형이죠. 방송 촬영도 다 끝났으니 신붐 팀과 기묘한 팀 다 같이 가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Q. 배구 선수들 중에 친한 선수가 많겠어요.
현대캐피탈 이준협. 우리카드 한태준이랑 강건희, 삼성화재 이재현, OK저축은행 박성진, 한국전력 신성호, KB손해보험 손준영, 대한항공 서현일 등과 친합니다.
Q. 배구 경기 자주 보나요.
그럼요. 동기들이나 후배들 나왔을 때 못하면 장난 식으로 훈수를 둬요. 끝나고 문자를 하죠. 경기를 못 보는 날엔 하이라이트 보고 연락을 해요. (뭐라고 답장이 오나요?) 너한테 그런 말 들으니깐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요(웃음).
Q. 프로 데뷔해서 뛰는 동기들 보면 배구를 그만둔 게 아쉽지 않아요?
전혀요. 저는 저렇게 못했을 거예요. 키도 작은 애가 외국인 선수들과 마주보고 하는 상상을 하면 말이 안 되죠.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루네이트 맏형 아닌 배구 선수 카엘
“멤버들이 처음으로 멋있다고 해줬어요”
Q. 배구를 그만두고 가수를 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가수의 꿈을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배구를 그만두고 뭘 할까 하다가 아이돌은 나이가 들면 하지 못하는 직업이잖아요. 더 늦기 전에 도전이라도 해보자고 해서 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도 해보라는 권유와 응원을 해주셨어요. 부모님께서도 걱정은 하셨지만 전적으로 밀어주셨고요. 운 좋게 이렇게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Q. 배구가 무대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 부분도 있을까요?
물론이죠. 공중 안무할 때 도움이 돼요. 장점으로 세울 수 있죠. 점프 뛰는 구간이 있었는데 안무가 선생님께서 ‘네가 잘 뛰네. 이 부분 네가 해라’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 또 배구는 코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을 많이 하는데, 춤에서도 코어가 도움이 되고 있죠.
Q. 루네이트 멤버들도 방송을 보고 응원을 많이 해줬을 것 같아요. 멤버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요?
멤버들도 ‘하이큐’를 보고 자랐어요. 그래서 배구에 대해 알아요. 보통 저를 보고 멋있다고 하지 않는데 방송을 보고 처음으로 ‘우리 형 멋있다’고 해줬어요. 엄청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Q. 카엘에게 배구란?
하나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에겐 영원한 도파민이자 감사한 존재죠. 제 ‘피’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여기 있게 만들어줬으니까요. 제 고향이자 행복한 나의 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카엘과 루네이트를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루네이트, 기묘한, 신붐, <스파이크 워>까지 모든 부분을 응원해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배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배구하는 것을 보고 웃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발리볼> 구독자분께도 감사의 말 드립니다. 이렇게 제가 잡지에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너무 감격스러워요. 제가 춤추고 노래하고 무대에서 또 다르게 날아다니는 모습도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즐거운 인터뷰였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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