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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한국서 배운 ‘강한 정신력’→‘7000점 대기록’ 레오의 롱런 비결...“누구도 못 깰 기록 남기고파”

이보미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1 00:36:40
2012-2013시즌 삼성화재 시절 레오./KOVO

[더발리볼 = 천안 이보미 기자] V-리그에서만 8번째 시즌이다. 최장수 외국인 선수 레오의 도전은 계속된다. 

레오는 20일 오후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3라운드 OK저축은행전에서 7000득점 금자탑을 세웠다. 이날 경기 전까지 6989득점을 기록했던 레오. 이날 19점을 선사하며 ‘역대 1호’ 7000점을 돌파했다. 

현대캐피탈은 3-0 완승을 거두며 2위 자리를 지켰다. 

레오는 V-리그 남자부 역대통산 최다 득점자다. 직전 시즌 박철우(은퇴)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최초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20일에는 개인 역대통산 7000점까지 달성했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 역시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자마자 택한 외국인 선수가 레오였다. 직전 시즌 레오와 함께 V-리그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옆에서 레오를 지켜본 블랑 감독은 “끊임없이 경기력을 갈구하는 마음가짐, 이기려는 열정 등이 팀에 좋은 영향을 준다. 커리어상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잘 뛰어줄 거라 생각한다”면서 “하나 더 말하자면 다들 레오를 완성된 선수라 생각하겠지만, 더 올라갈 선수다. 대각 공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직선 공격 코스를 더 개발한다면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레오는 대기록 달성에도 덤덤했다. 그는 “경기를 할 때마다 몇 득점을 해왔는지 체크하지 않는다. 다만 7000점은 누구도 못한 걸로 알고 있다. 목표를 말한다면 아무도 내 기록을 깨지 못할 정도로 하고 은퇴를 하는 거다”고 밝혔다. 

레오는 2012년부터 V-리그 무대에 올랐다. 2012년부터 3년 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한 바 있다. 2012-2013, 2013-2014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석권했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2015년 한국을 떠난 레오는 튀르키예, 중국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2021년 다시 V-리그로 돌아왔다.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고 3시즌을 보냈다. 2024년에는 블랑 감독의 손을 잡고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가 됐다. 

레오는 롱런 비결에 대해 “세계에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선택 받은 선수인 것 같다. 첫 번째로 재능이 중요한 것 같다. 두 번째는 몸의 내구성, 세 번째는 정신력이다. 세 가지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배구를 할 수 있는 힘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적응을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레오./KOVO

레오에게 삼성화재 시절 경험은 소중하다. 레오는 “삼성화재에서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게 강한 정신력이었다. 그 당시에는 불러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뛰었다. 물론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로서 성공하기 힘든 리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 강한 정신력을 배웠고, 그 마음가짐으로 배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알려주셔서 적응을 잘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거기서 했던 러닝은 도움이 안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농담까지 던졌다. 

OK저축은행전 도중에는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손목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손목 상태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괜찮아”라고 답하며 웃었다. 

코트 위 레오의 모습과는 달리 섬세함도 갖추고 있다. 그동안 레오는 황승빈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황승빈은 지난 10월 29일 1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수비를 하다가 레오와 충돌하면서 어깨를 다쳤다. 7주 동안 치료와 재활에만 집중해야 했다. 그러던 지난 12월 16일 부상 복귀를 알렸다. 

레오는 “작년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서 이제야 호흡이 완벽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승빈이가 부상을 입었다. 나랑 부딪쳐서 다쳤다. 마음 한 켠에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캐슬에서 승빈이가 치료를 받을 때도 트레이너한테 가서 어떻게 돼가는지 체크하기도 했다. 지난 경기부터 복귀를 했는데, 오늘 승리를 보고 작년 현대캐피탈이 돌아왔다는 생각을 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황승빈도 “어깨를 다친 날에도 숙소로 돌아가서 미안해했다. 레오 때문에 다친 게 아닌데, 충돌한 게 본인이라 미안해했다. 재활 과정에서도 상태가 어떤지 물어봐줬다. 관심을 많이 갖고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35세 레오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블랑 감독도 기대가 크다. 황승빈 복귀와 함께 완전체가 된 현대캐피탈은 2년 연속 챔피언을 바라보며 다시 달린다. 

[저작권자ⓒ 더발리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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